쥐뿔도 가진 것도 없으면서 어디서나 쓸데없이 당당한 개떡같은 성질머리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일까. 나는 그 친구의 변해버린 모습이 꼭 앞으로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, 마음이 아파서, 그래서 괜히 화를 내버렸는지 모르겠다. 다른 사람들은 그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데 나 혼자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는 것 같아 내 모습에 겁이 났는지도 모른다. 아직 때가 덜 묻은게 아니라 제대로 살아가는 방법을 모르는 것은 아닐까. 남들은 다 아는걸 혼자 모르면서 내 우물이 전부라고 우기는 개구리인것은 아닐까. 사람들이 농담처럼 던지는, 돈이 최고라는 말이 사실은 농담이 아니라 진리인 것은 아닐까. 그렇다면 좀 변하면 어때. 쥐뿔도 없이 쓸데없이 당당한 나보다는 오히려 그 친구가 더 잘 살고 있는 것인데.
그저 돌아가고 싶은 것 뿐이다. 나도 그렇고, 걔도 그렇고. 하지만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다. 참으로 우스운 것이, 우리는 스물 하고도 벌써 한참을 더 먹은, 몸도 어른이고, 사회적 위치도 어른이면서, 갑자기 변해버린 가치관에 몸둘 바를 몰라 다들 어색해하고 어정쩡하게 서 있다는 점이다. 걔도 나한테 이럴 필요 없는데(지가 뭐가 아쉽다고) 친구를 잃는다는 걸 두려워하는, 청소년기적 사고를 갖고 있는, 아직은 덜 자란 어른이라는 점이다. 나도 온갖 쿨한 척, 쎈 척 다 하면서 미안한 마음도 들고, 나만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무서워서 샤워하다 눈물을 찔끔 흘린다는 점이다. 아직은 다들 어른아이다.